아프리카 동부 해안에 자리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Mogadishu)는 오랜 분쟁의 역사로 인해 그동안 외부 여행자에게는 다소 낯설고 위험한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지 상황이 조금씩 안정되며, 문화적 가치와 지리적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모가디슈는 이슬람 문화와 아랍, 아프리카, 유럽의 영향을 모두 받은 독특한 도시로, 고대 유적지, 활기찬 시장, 아름다운 해변 등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모가디슈에서 꼭 방문해야 할 유적지, 시장, 바다 명소를 중심으로 진정한 아프리카 도시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유적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도시의 기억
모가디슈의 유적지는 도시의 깊은 역사와 문화적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고대 이슬람 건축 양식부터 식민 시대의 유럽풍 건물까지, 다양한 시대의 흔적이 뒤섞여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타임슬립을 경험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대표적인 유적지는 모가디슈 대모스크(Mogadishu Cathedral)와 아르바 루소 타워(Arba Rucun Tower)입니다.
모가디슈 대모스크는 원래 1928년 이탈리아 식민지 시절에 건립된 로마 가톨릭 성당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가톨릭 성당 중 하나였습니다. 이후 종교적, 정치적 변화 속에서 기능을 상실했지만, 그 웅장한 구조는 여전히 관광객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붕괴된 벽면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장면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포인트입니다.
아르바 루소 타워는 13세기 무렵 이슬람 왕조 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탑으로, 사암과 진흙을 이용한 독특한 건축 기법이 특징입니다. 이 탑은 과거 무역과 신앙의 중심지였으며, 오늘날까지도 지역 주민들에게는 신성한 장소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유적지는 소말리아 문화와 이슬람 전통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며, 도시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구시가지인 흐라와(Hamar Weyne) 지역은 좁은 골목과 석조 건물로 가득한 전통적 지역으로, 도시의 가장 오래된 지역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는 과거 아랍 상인들이 오가던 항구 도시로서의 모가디슈 모습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습니다. 유적지를 둘러볼 때는 반드시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이 좋으며, 문화적 존중과 안전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시장: 소말리아의 숨결을 느끼는 생생한 공간
모가디슈의 시장은 도시의 생동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바카라 마켓(Bakara Market)입니다. 이곳은 소말리아 최대의 시장이자,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식료품, 가축, 의류, 전자제품, 향신료, 금은방, 심지어는 전통 의술까지—바카라 마켓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하나의 ‘문화 허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시장 내부는 복잡하고 혼잡하지만, 그 속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열정과 활력은 모가디슈라는 도시가 결코 죽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상인들, 손수 짠 천을 펼쳐 놓은 여성들, 커피를 끓이는 노점상 등, 다양한 인물들이 시장을 무대로 펼치는 삶의 풍경은 이곳만의 매력입니다. 특히 ‘카트’라는 소말리아 특유의 향신료와 약용 식물은 이곳에서만 접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현지 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가격은 흥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이 없으며, 외국인의 경우 약간의 인상된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중하게 대화하며 상호 존중을 보인다면, 현지인들도 기꺼이 문화에 대해 설명해주는 등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시장은 안전상의 이유로 여행자들에게 종종 제한 지역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현지 가이드와 함께라면 큰 무리 없이 방문할 수 있으며,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서서히 여행자들의 발길이 닿기 시작한 곳이기도 합니다. 문화와 사람, 생활의 현장을 생생히 느끼고 싶다면 바카라 마켓을 절대 놓치지 마세요.
바다: 분쟁 너머에 숨겨진 천혜의 해안선
모가디슈는 인도양을 마주한 해안 도시로서, 바다 또한 이 도시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리도 해변(Lido Beach)은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에게도 가장 인기가 많은 바다 명소입니다. 부드러운 모래, 푸른 바다, 현지 해산물 식당과 카페가 어우러진 이곳은 모가디슈의 ‘힐링 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도 해변은 주말이면 현지 가족 단위의 피크닉 장소로 붐비며, 아이들이 모래사장에서 놀고, 청년들은 배구를 즐기고, 어른들은 해산물 요리를 즐깁니다. 특히 새우 요리, 생선구이 등은 저렴한 가격에 신선하게 맛볼 수 있어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관광지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바로 그 점이 모가디슈 해변의 진정한 매력입니다. 상업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사람들의 순수한 일상이 어우러져 있어, 리조트에서의 고급스러움과는 다른 진심 어린 풍경을 제공합니다. 바다를 따라 걷다 보면 여전히 이슬람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들과 현대적 의상을 입은 청년들이 공존하는 풍경도 인상적입니다.
물론 치안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에 반드시 현지 가이드를 통해 이동하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시간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지 보안이 강화되며 외국인을 위한 접근성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모가디슈의 바다는 그동안 감춰졌던 ‘숨은 파라다이스’로, 순수하고도 깊은 감동을 전해줍니다. 전쟁과 고난의 도시라는 편견을 넘어서, 진짜 모가디슈의 풍경을 보고 싶다면 바다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입니다.
모가디슈는 위험한 도시라는 고정관념 뒤에 깊은 역사와 풍부한 문화,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유적지를 통해 역사의 숨결을, 시장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바다를 통해 자연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안전수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모가디슈는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여행지로 남을 것입니다. 전통과 현재, 긴장과 평온이 교차하는 모가디슈에서, 당신만의 특별한 여정을 시작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