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하면 보통 자연 풍경과 액티비티 중심의 여행지가 떠오르지만, 도시 고유의 매력을 간직한 곳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남섬 동쪽에 위치한 더니든(Dunedin)은 역사와 건축, 독특한 거리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요즘 젊은 여행자들과 감성 트래블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거리 ‘볼드윈 스트리트’와 영국풍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더니든 기차역은 더니든 여행의 핵심 명소입니다. 이 글에서는 뉴질랜드 남섬의 숨겨진 도시 여행지, 더니든의 감성과 매력을 소개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거리, 볼드윈 스트리트
볼드윈 스트리트(Baldwin Street)는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거리로 유명합니다. 최대 경사도가 약 35%에 달하는 이 도로는 짧은 거리지만 그 경사만큼은 압도적입니다. 언덕을 따라 쭉 뻗은 도로 양옆으로는 뉴질랜드식 주택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거리 전체가 하나의 포토존처럼 느껴질 정도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많은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아래쪽에서 위를 향해 사진을 찍거나, 위쪽에서 발밑으로 펼쳐지는 뷰를 담기 위해 언덕을 오르는데 도전합니다. 힘겹게 도착한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매우 시원하고 개방적이며, 언덕길 걷기의 피로를 단번에 잊게 합니다. 최근에는 도로 표면 일부를 콘크리트 대신 밝은 회색 포장으로 바꾸어 보다 미학적이고 포토제닉한 요소를 더했으며, 이곳을 배경으로 찍은 SNS 사진이 큰 인기를 끌며 더니든 관광 명소로 급부상했습니다. 또한 매년 이곳에서는 다양한 지역 축제가 개최되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울리는 분위기 속에서 언덕길의 상징성을 더욱 느낄 수 있습니다. 짧은 거리지만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도로를 걸어보는 특별한 경험, 더니든에서 꼭 시도해보세요.
더니든 기차역: 건축미의 절정
더니든 기차역(Dunedin Railway Station)은 뉴질랜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기차역 중 하나입니다. 1906년에 완공된 이 건축물은 플람보이언트(Flamboyant) 양식과 에드워디안 바로크 스타일을 기반으로 지어졌으며, 검은 현무암과 흰 석회암을 교차 사용한 독특한 외벽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정면 입구의 탑 구조와 스테인드 글라스 창, 대리석으로 장식된 내부 홀은 유럽의 클래식 기차역을 연상케 하며,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이 사진이 찍히는 건축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차역 내부에는 더 이상 정기 열차가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현재는 관광용 열차와 함께 역사 전시관, 예술 갤러리, 카페 등으로 재구성되어 방문객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기적으로 열리는 ‘타이이어 협곡 관광열차(Taieri Gorge Railway)’는 더니든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인기 코스입니다. 건물 외관 앞의 정원과 분수는 날씨 좋은 날 사진 찍기에 완벽한 배경이 되며, 여행자들에게 더니든의 도시적 품격과 여유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도시의 중심에서 예술과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공간, 더니든 기차역은 남섬 여행에 있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명소입니다.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더니든 도심
더니든은 뉴질랜드에서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이 처음 정착한 도시로, 곳곳에서 유럽풍의 분위기와 역사적 유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도시입니다. 도시 이름 자체가 에든버러의 고어인 ‘듄 에딘(Dùn Èideann)’에서 유래했을 만큼, 스코틀랜드의 문화적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도심 중심부인 더 옥타곤(The Octagon)은 팔각형 광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카페, 레스토랑, 극장, 미술관이 둘러싸여 있으며, 여행자들이 쉬어 가기 좋은 문화 중심지입니다. 거리 곳곳에는 예술적인 벽화와 퍼블릭 아트도 풍부해, 도보 여행만으로도 만족감이 큰 도시입니다. 또한 오타고 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캠퍼스 주변은 젊은 분위기와 함께 고딕 양식의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있어,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인근에는 오타고 박물관, 더니든 식물원, 세인트 폴 대성당 등 도심 안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다양합니다. 특히 더니든은 다른 도시보다 걷기 좋은 거리 구성이 잘 되어 있어, 렌터카 없이도 반나절 또는 하루 일정으로 여유롭게 돌아보기 좋은 도시입니다. 건축, 역사, 문화, 감성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더니든은 자연 중심의 뉴질랜드 여행에 새로운 깊이를 더해줄 도시형 여행지입니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유일하게 도시적 감성과 유럽풍 건축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더니든입니다. 볼드윈 스트리트에서의 독특한 언덕 체험, 더니든 기차역의 압도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도심의 역사적 거리 산책은 짧지만 밀도 있는 도시여행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자연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여행의 깊이를 찾고 있다면, 감성 + 건축 + 히스토리가 살아 숨 쉬는 더니든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 속 숨은 보석, 더니든으로 지금 떠나보세요.